ㆍ상세내용
귀머거리 사대부 유수원이 지켜본 18세기 전반기의 조선왕조사회는 그가 품고 있던 꿈과는 거리가 멀었다. 놀고먹으면서 부와 권력을 쥐고 군역을 피하는 양반문벌과, 그들의 모든 부담을 떠안아 짓눌리고 고통에 시달리는 가난한 백성들, 언론을 장악하여 그들의 특권을 비호하고 파행으로 치닫는 집권층의 정치를 보며 울분을 느꼈다. 당시로서는 과격한 개혁을 부르짖다가 마침내 역적으로 몰려, 영조의 어명으로 사형을 당하고 죽은 탓에 이름은 정사에서 거의 묻히고 가족들은 관노비로 전락했지만, 유수원의 개혁사상은 결코 메아리 없는 재야의 숨겨진 목소리가 아니었다.
『우서』라는 명저를 내놓은 소론계 인사였지만, 영조대 을해옥사(1755)에 연루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그 후손들의 행방이나 무덤조차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된 유수원의 발자취를 담은 책이다. 『우서』는 당대에도 기서로 평가되어 조정 대신들 사이에서 회자되었고, 영조는 그를 불러 관제개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