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공동체의 문명사적 공간의 위치는 어디인가! 『화교 이야기』는 21세기의 화두, “중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너머북스의 특별기획으로, 중국의 가장자리에서 중국과 세계를 다시 새롭게 보자는 취지의 ‘경계에서 중국을 보다’ 시리즈의 『만주족 이야기』(2018, 이훈)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19세기 이후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의 동남부 지역과 동남아 사이에 수백만 명에 달하는 대량 이민이 왜, 어떻게 생겼는지, 그들이 번 돈을 중국의 가족들에게 어떻게 송금했는지, 아수라장 같은 아시아의 근대를 어떻게 살아남아 동남아시아의 주류가 되었는지를 살피는데 화교의 중요한 동력이자 생존의 비결은 다름 아닌 ‘네트워크’였다. 혈연 및 지연에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형성한 화교공동체는 이를 통해 이익을 창출하였고, 본국인 중국이 서구 세력에 의해 침몰해 가는 시대에는 홀로서기를 위한 생존의 근간으로 삼았다. ‘이민·무역·송금’ 3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네크워크에서 저자는 특히 ‘송금’에 주목하여 네트워크의 구조와 작동방식을 설명하는 대목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