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대표적 공적 지식인 도정일은 삶과 사물을 새롭게 해석하고 기존 지식의 틀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가진 인문학자다. 100개의 눈을 가진 아르고스(Argos)의 시선으로 우리를 인문학의 세계로 초대하는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생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준다. 시학(詩學)은 문학에 대한 담론이지만, 삶이 마치 한 편의 이야기처럼 이야기의 구조로 짜여지고 진행되는 한 그 삶은 동시에 시학의 대상이다. 삶을 대상으로 하는 시학을 우리는 ‘삶의 시학’이라 부를 수 있다. 삶의 시학은 ‘산다는 것의 예술’에 주목한다. 산다는 것의 예술은 예술을 하면서 사는 삶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를 예술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시학의 눈으로 인간을 보고 삶을 말한다는 것은 그러니까 인생살이 자체의 예술, 혹은 삶이 가진 예술적 시적 차원을 중히 여기는 일이다. 삶은 그 자체로 궂으나 좋으나 오직 ‘한 번뿐인, 지극히 예술적인 나의 사건’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