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그림책, 그러나 온갖 소리가 들리는 그림책 『하이킹』은 글자가 거의 없는 그림책이다. 말은 전혀 없다. 그래서 고요함 속에서 책장을 넘기게 되지만, 금세 온갖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른 아침 하이킹을 떠날 채비를 하는 분주한 소리, 도시를 벗어나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는 승용차의 힘찬 엔진 소리, 그리고 산에 들어서면 고막을 청명하게 두드리는 새소리, 바람 소리, 물소리까지… 자연의 온갖 소리들이 생생하게 들려온다. 어둠을 바탕으로 빛나는 별들처럼, 고요함을 배경으로 더욱 또렷해진 소리들이다. 소리만이 아니다. 말이 없으니 숱한 것들이 세세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