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너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면 그때 거기에서 기차를 기다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떤 열다섯, 열여섯 살이 되었을까? 우리는 어떻게 친구가 되는 걸까? 어째서 시간이 가면 누군가는 희미해지고 또 누군가는 여전히 마음에 남아 있는 걸까? 누군가 용기 내서 해 준 한 마디, 힘들 때 조용히 잡아 준 손, 같이 웃고 같이 울어 준 순간들……. 그 작고 소소한 순간, 특별할 것 없는 모든 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하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 얼마나 큰 행운인지. 스쳐 지나가고 있을 지금 이 순간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낼 수 있는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한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이나 과거에 친했던 친구, 앞으로 만날 친구처럼. 스페인 작은 기차역 고르고스에서 시작된 두 친구 이야기가 오승민 작가의 그림과 어우러져 서정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2018년 빌라디비?문학상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