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21〉에 연재되며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안겨 주었던 이향규의 칼럼이 에세이집 『세상이 멈추자 당신이 보였다』로 출간되었다. 다문화 청소년과 결혼 이주 여성, 북한 출신 이주민을 돕는 활동가이자 연구자로 활동하던 저자가 영국으로 이주 후 2020년과 2021년에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연재한 글이다. 나라마다 정책들이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평범함이라는 탁월한 수완을 발휘하여 세상을 움직였던 ‘당신’이라는 대명사로 명명한 영국과 한국의 소시민에 대한 담대한 서사를 담고 있다. 이 책은 〈한겨레21〉에 연재한 글과 새롭게 쓴 글을 추가하고 현재의 시점에서 첨언을 달아 3부로 나눠 묶었다. 첫 번째는 멈춘 세상에서 사람들이 내린 어떤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딸이자 친구이자 선생님인 아이들의 ‘성장’을 이야기한다. 세 번째는 그늘에 머물던 사람들을 통해 깨달은 ‘반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여전히 영국에서 소수자인 이주민으로서의 삶을 살며 평범한 것이 지닌 가치를 발굴하고, 그늘 속 삶을 보듬는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영국에서 이주민들의 자녀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한겨레학교〉의 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