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려실기술〉을 바탕으로 왕조의 야사를 정리하고, 연려실기술 이후의 100년은 正史와 여러 문헌을 버무려 구성한 오백년 조선왕조 野史 무릇 野史란, 국가나 관에서 임명한 사관이 편찬한 것이 아니라, 민간의 개인이 기록한 역사를 이름이니, 正史와 대립하는 의미로 쓰여, 野乘 혹은 稗史, 外史, 私史라고도 불렸다. 조선조 오백 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인걸 중에 이만한 이가 또 있을까?, 죽는 날까지 붓을 놓지 않았던 재야의 사가(史家)들, 그들이 남긴 많고 많은 야사(野史)들 가운데 또 이만한 책이 있을까? 우리 역사를 학문적 차원으로 접근하기 시작한 지 어언 반백 년의 필자가, 조선 역사를 파고들 때마다 가슴에 와 닿는 이가 이긍익이었고, 눈길 쉽게 떨어지지 않는 책이 바로 그가 기술한 야사였다. 바로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이다. 正史를 버무려 쓴 《조선왕조야사(朝鮮王朝野史)》는 연려실 선생이, 조선이란 나라가 열리던 때부터 당대의 숙종 때까지, 역대 임금 재위 별로 야사를 담았으니 응당 그 시기로 끝을 맺어야 하나, 그리하면 조선 왕조 오백 년 중에 백 년이 비는지라, 이후에 벌어진 각종 사건 또한 버려 둘 수가 없어, 저자의 좁은 안목으로 채워 넣은 것은 물론, 선생의 손때 묻은 내용을 들어내거나 다듬고 덧붙임에 있어, 원래의 체제를 따르기는 하되, 나름의 재구성한 내용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 편집하였다. 야사를 야사답게 꾸미기 위해서는, 건조하고 간결한 정사로 그 행간을 채워 넣는 작업이 필요하고, 이런 생명력이 유지될 때에 우리 역사를 더 풍성하게 이해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야사를 버무려 정사를 보완하고, 정사로 버무려 야사를 보완할 수 있다면, 우리 역사 서술의 먹줄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