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시 로자 룩셈부르크인가? 삶과 자연에 대한 사랑 그리고 휴머니즘 마르크스 이후 가장 뛰어난 지식인이자 사회주의 이론가, 혁명가로 평가되는 로자 룩셈부르크는 한평생 혁명적 사상을 견지한 좌파 지식인으로 살았다. 유일하게 사적인 공간이었던 옥중에서 친구 소피 리프크네히트에게 보내는 편지에 언급한 예술, 음악, 문학 그리고 자연의 세계는 그녀가 천재적 지성의 소유자임을 여실히 증명하는 동시에 소박하고 순수한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 준다. 살해당한 뒤 시신이 유기되는, 최후의 순간까지 이어진 정치적 압박과 고통 속에서도 약자와 여성의 편에서 신념을 지키고자 한 그녀의 삶은 극으로 치달은 우리 시대의 차별과 배제, 혐오를 돌아보게 한다. 이 책은 로자가 1916년 7월 7일 라이프치히에서 쓴 편지를 시작으로 이후 베를린, 브론키, 브로츠와프의 교도소에서 소피에게 보낸 35통의 편지를 담고 있다. 편지는 1918년 10월 18일까지 이어졌고, 이해 11월 18일 로자는 마침내 석방된다. 그러나 이듬해 1월 우파 집권세력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로자가 감옥에서 보낸 편지들은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그녀의 개인적인 삶의 기록이다. 고통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삶에 대한 사랑을, 동식물과 나누는 깊은 교감에서 자연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더불어 인간의 이기심이 불러온 새들의 감소와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몰락에 대한 분노는, 그녀가 약자를 위한 정의로움의 구현을 갈망했음을 보여 준다. 치열한 혁명가이기 이전, 한 명의 순수한 인간으로서 로자가 남긴 인간적인 유산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