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소록도에서 태어난 성탄이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러 ‘수탄장’에 갈 채비를 합니다. 가기 싫다며 울며 보채는 동생 달희를 업고 말이지요. 성탄이와 달희의 엄마 아빠는 한센병을 앓고 있습니다. 소록도에서는 행여나 아이에게 감염이 될까 봐 부모와 아이가 떨어져 지냅니다. 그렇게 서로 그리워만 하다가 한 달에 딱 한 번 수탄장에서 만나는 것이지요. 부모들은 진물이 흐르는 얼굴을 하얀 수건으로 감싸고, 뭉그러진 손을 동여매고, 아이들을 보러 새벽부터 달려 나옵니다. 큰길을 사이에 두고 애타게 서로를 부르며 흐느껴 울 뿐이지만요. 성탄이와 달희의 부모님은 이곳 소록도에서 만나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한센병을 앓고 있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모두 보육소에 맡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엄마는 맏이인 성탄에게 무거운 짐을 지웠다며 마음 아파하고, 성탄이는 제멋대로인 달희 때문에 학교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짜증이 납니다. 동생을 돌보려고 학교까지 그만둔 성탄이는 달희를 겨우 달래 수탄장에 데리고 가지만 엄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동생을 왜 낳아서 학교에도 못 가게 하냐며 짜증을 부렸던 지난날이 떠오르는 성탄이. 보육소에서 의지하며 지내는 순임이 누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성탄이는 소록도에 한센인들이 모여 살게 된 진짜 이유를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