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시는 체육 시간. 율리아와 자비네는 조금 늦게 탈의실로 향했다. 반지하의 탈의실은 어두컴컴했다. 율리아는 옷장 뒤쪽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다. 같은 반 하인리히가 체육복을 갈아입고 있었다. 그 순간 율리아의 눈은 놀라서 휘둥그레졌다. 하인리히의 허벅지에 벌겋게 부어 오른 매자국이 있었고 어깨에 커다란 피멍자국이 있었던 것인데…. 평범하지만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에서 자란 한 소녀의 눈에 비친 고통 받는 친구의 가슴 저린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재조명해 보고 관심 가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