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다시 쓰는 간호의 역사 “과연 여성이 치료의 역사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적이 없었을까?” 의학의 역사 속 여성을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팅게일 이후, 간호사라는 형태로 비로소 여성이 의학의 역사에 등장했다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와 디어드렁 잉글리쉬는 치료의 역사 속에서 사라진 여성의 흔적을 추적해 나간다. 그리고 그 결과 여성 치료사의 기원에 '마녀'의 존재가 있었음을 밝혀 낸다. 그녀들은 의사에게 가지 못 하는 민중을 위한 치료사였고 여성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피임을 돕는 산파였다. 그러나 중세란, 질병을 신이 내린 벌이라고 생각하던 시기였고 성직자의 도움 없이 병을 치료했던 여성들은 마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폭력은 악마의 도움 없이는 여성이 똑똑할 수 없다는 당대의 믿음에 의해 정당화되었다. 사정은 과학혁명이 빛을 발하던 르네상스 시대 역시도 나아지지 않았다. 과학이 발전한 시대에도 여성들은 마녀로 몰려 계속해서 죽어 나갔다. 주도적으로 치료술을 행하던 여성들이 살해 당하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영역을 지켜내지 못한 채 점차 밀려나게 된다. 여성은 대학에 진학할 수 없었고 교육의 기회가 차단되었으며 그 결과 의료 체계 내에서 여성에게는 간호사라는 자리만이 남게 된다. 유독 간호사 중 여성이 많은 이유는 억압과 차별의 산물이며 권력 투쟁에서 패배한 결과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의료 체계 내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