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성 시집『징검다리 건너』. 2006년 계간 <창작21>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조길성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슬픔’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빛을 발하는 이번 시집에서 그는 그러나 “우리의 슬픔도 자라나면 저 푸른 은하수 곁에서 반짝일 수 있겠죠”라고 스스로를, 아니 이...
1부
모시이불
징검다리 건너
소식
은사시나무
보름
저놈의 봄바람
봄날
다리 밑에서
골목을 지나며
오복 쌀 상회
팥죽
물결
유리창에게 물어보면
달빛
고요에 대하여
황사
대마찌
경운기
슬픔에 대하여
시선
말
봄바람
겨울비
그윽하다는 것
아가의 천국
막차
나지막이
겨울나기
월동준비
살얼음은 깨지기 쉽다
백일홍
2부
불면
함박눈
새벽소주
단풍
황소
배꽃 그늘에서
누나
한 대야의 물속에서
물봉선 꽃
여름
황혼에 취해
마당이 깊어질 때
소독차
염소 떼
몸살
산소 가는 길
슬픔이 자라나는 거기
도마
머리카락
구들
감자농사
내력
편지
백동전 세 닢
찬밥
미루나무
늙어 간다는 건
몸속에서 별이 뜰 때
하루
삐삐
보리를 밟으며
잠들 무렵
바다에서
사치기 사치기 사포포
상처가 꽃을 보다
한글 배우기
해설 이민호 - ‘고요’의 변증법적 긴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