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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도서 나는 불이었고 한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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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내가 없듯 당신 안에 당신이 없다는 걸 한 번은 말하고 싶었습니다.” 비문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포착해내는 새로운 시선 매혹적인 시적 전언으로 세계에 뛰어든 신준영 시인의 첫 시집 걷는사람 시인선 65번째 작품으로 신준영 시인의 『나는 불이었고 한숨이었다』가 출간되었다. 시인 신준영의 첫 시집으로, 4부로 나뉘어 총 57편이 담겨 있다. 시인은 2020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등장했다. “결 고르게 뛰어난 감각과 예리한 사물 인식이 돋보였다. 무엇보다도 한 편의 시를 끝까지 완성시키려고 하는 감투(敢鬪) 정신이 느껴졌다.”는 평을 들은 바 있다. 이 시집은 제목에서도 볼 수 있듯이 “나는 불이었고 한숨이었다”는 강렬하고 매혹적인 시적 전언으로 새로운 세계로의 과감한 도약을 선보인다. 시의 본령인 불가능한 세계를 끈질기게 응시하여 감각적인 문장으로 풀어내는 그만의 남다른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시집을 통해 신준영 시인이 문장으로 건져 올린 세계는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층위를 이루고 있다. 시인은 “일만육천삼백스물여섯 개의 감정”(「구름 스캔들」)을 발명하고 “소생술 없이 깨어나는 변방의 소리들”(「소리의 장례」)을 시적으로 변용하여 세계를 인지하기 때문이다. “바닥에 거꾸러진 꽃잎을 밟으면”서 “부레처럼 부풀어” 오르는 불안을 감지하고, “물에서 온 내력을 버리지 못”(「물고기가 오는 아침」)하고 상처투성이 비린내를 맡는다. 그렇게 청명한 봄날의 아침이 오기까지 감내해야 하는 이 땅의 수많은 고통과 상처를 들여다보는가 하면, “강제 이주가 시작되었던 라즈돌리노예역 앞 벤치”에서는 어느 걸인을 발견하고 “살아서 혹은 죽어서 알 수 없는 곳에 하역”(「블라디보스토크」)되어야 하는 그들의 아린 삶을 선명하게 복원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시인의 “나는 불이었고 한숨이었다”라는 고백은 무얼 뜻하는 것일까. 해설을 쓴 최진석 평론가는 시인이 곧 “경이를 포착하여 언어에 담고, 이를 문장 속에 펼쳐내”기를 욕망하는 자(者)라는 사실을 주지한다. 그런가 하면 또 시인은 “발목 없는 새가 남긴 의미의 자취를 움켜쥐기 위해” 끊임없이 열망하고 탐구하는 자다. “이것은 처음부터/허물기 위해 시작된 관계//부서져야 끝나는 노래”(「젠가 게임」)라는 문장에서 보여지듯, “삶을 위해 삶은 연기되어야 하고 죽음을 면하기 위해 죽음을 소망해야 한다는 역설로”(최진석, 「불연기연, 남겨진 말들의 시간」) 독자를 이끄는 힘이 바로 신준영이 가진 시의 아이러니라는 설명이다. 신준영 시인은 “불가항력을 거스르고 그 먼 데서”(「소름」) 시를 가져오는 사람이다. 나와 세계의 간극을 이해하고 ‘기면’과 ‘각성’을 반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낮과 밤, 겉과 속, 퇴화와 진화, 환호와 절규, 침몰과 인양, 앎과 모름, 이해와 오해, 슬픔과 기쁨” 같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고 관계하는 것이 결국 ‘삶’이라는 것을 인지하며, 이 양극의 요소들이 “결국 서로 다르지 않다는 긍정적인 삶의 궁극”(안상학 시인, 추천사)으로 자신을 밀고 나간다. 첫 시집에서부터 신준영 시인이 확장시킨 시세계의 영역은 그 끝을 예견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널리 뻗어 나가고 있다. 일찍이 신준영은, 시는 불가능을 노래하는 실패의 작업이며 실패를 다시 실패함으로써 불가능에 가닿고자 하는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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