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러시아 철학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책. 솔로비요프가 세상을 떠나던 마지막 해에 출판한 저술로, 솔로비요프의 철학적 사유의 과정과 예술적인 참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솔로비요프는 이 책을 통해 인류의 삶과 역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 실제를 드러내는 '악'의 존재에 대해 형이상학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플라톤의 대화의 방식을 취해 작품을 구성하였다. 백전노장의 장군, 상당한 정치적 지위를 갖고 활동하는 정치가, 출판업자이자 도덕주의자인 젊은 공작, 비중 있는 사회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는 Z씨, 또 사회 각 분야에 두루 관심을 갖고 있는 중년 여성 등 다섯 사람이 프랑스 칸 근교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형식이다. 이들은 '전쟁', '진보', '세계 역사의 종말'에 관한 주제를 그들의 경험과 관점에 따라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당시 러시아 사회의 시사적인 사건들과 더불어 논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들이 이끄는 세 편의 대화의 핵심은 '악'의 존재에 대한 상이한 관점에서의 역사적, 형이상학적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