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나는 깊이 더 깊이 들어갔다. 내 마음속 터널로….’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힘든 일 또는 어려움을 겪는다. 어른이라면 여러 방식으로 힘든 시간을 이겨 낼 수 있지만 자라는 아이에게 힘든 일은 유년의 기억을 송두리째 흔들 만큼 힘들 수 있다. 『다시 집으로』의 소년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을 겪은 후,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기 힘들어한다. 그리고 집에는 이제 엄마와 소년 단 둘뿐이다. 매일 소년은 혼자 방에서 창밖을 내다보다가, 땅 밑으로 터널을 파기 시작한다. 점점 더 깊이 터널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소년에게 일어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나쁜 일은 무엇일까? 어렴풋이 무척 힘들거나 슬픈 일이었을 거라 짐작해 본다. 얼마나 힘들었기에 소년은 매일 방 안에 틀어박혀서 누구의 말에도 대꾸하지 않는 걸까. 입도 닫고 마음속 문도 꼭꼭 걸어 잠근 소년에게 터널은 한 줄기 희망처럼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