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었던 이름, 구럼비와 강정마을. 여전히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2012년 해군기지를 짓기 위해 구럼비를 발파할 때, ‘강정’이란 이름이 전국에 알려졌다. 연대자들이 강정에 몰려오고 많은 사람들이 구럼비를 살리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결국 2016년 해군기지가 완공되고 사람들 사이에 강정은 서서히 잊혀져갔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이미 끝났다고 생각한 투쟁의 현장에서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침마다 백배를 하러 해군기지 앞 정문으로 나간다. 거리 미사를 드리고 인간띠를 잇고 함께 할망물 식당에 모여 밥을 차려 먹는다. 농사를 짓고, 귤을 팔고, 영화를 찍고, 기사를 쓰고, 카약을 타고, 전시를 하며. 각자의 일상 안에서 싸움을 이어간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각자의 이유로 강정에 흘러들어와 사는 강정지킴이 11명을 인터뷰해 책으로 엮었다. 강정지킴이 공동체는 많은 변화와 도전을 마주하며 오늘도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과거에 대한 기록이자 여전히 변화하는 현재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