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 전설 확산자들이야.” 세계라는 책을 지그시 누르는 반구형 크리스털 문진 그 안의 산뜻하고 가뿐한 평행 우주를 노니는 정답고 귀여운 친구들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하고, 이듬해 『책기둥』으로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이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으로 한국 시의 특별한 고유명이 된 문보영의 세번째 시집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이 출간되었다. 시의 바깥에서도 문보영은 일상의 다채로운 조각들에 이야기를 덧입혀 하루하루를 새로 살게 하는 산문과 소설, 시쓰기와 독서의 내면을 고스란히 속삭이는 손편지를 발송하는 ‘일기 딜리버리’, 시인으로서의 삶을 매력적으로 채색한 브이로그 등을 통해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에게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는 자유로운 동시에 세심하며,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면서도 삶의 여정에 함께해줄 동지들을 찾아나서는 산뜻한 발걸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시집에서도 문보영은 정교하게 묘사된 미니어처처럼 귀여운 존재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의 정겨운 움직임과 대화를 통해 자유롭고 즐거운 삶을 연습하는 소중한 선례를 보여준다. 앙뚜안 서점인데 책이 없는데? 지말 모래가 책이야. 스트라인스 시인도 그런 말은 안 해. 앙뚜안 바닥을 봐. 스트라인스 책이 왜 바닥에 있지? 지말 (모래에 파묻힌 책을 발끝으로 툭툭 친다) 잘 어울려. _「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부분
시인의 말
1부
방한 나무/ 위험한 공/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적응을 이해하다/ 재인식/ 소망/ 손실/ 거주자/ 천국에서는 누가 깨워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사람을 버리러 가는 수영장/ 모두가 사슴뿔 모자를 쓰고 있는데
2부
나는 나에게 간직된다/ 10만 개의 느낌/ 화장실의 신/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새로운 호흡법/ 친구의 탄생/ 캐셔/ 정글과 함정/ 직전의 물병/ 몰로코후의 책/ 옆구리 극장
3부
시인의 말/ 데포르메/ 후각이 예민한 사람들/ 친구의 탄생/ 길 쓰는 사람들/ 제이슨/ 풍족한 삶/ 상자들/ 화상 연고의 법칙/ 잘린 손의 시/ 모래밭에서 주운 의외의 책/ 계속 살기의 어려움/ 계속 살기의 어려움/ 초행길
4부
귤/ 횡단보도 앞에서/ 절망적인 인간 그리기/ 야간 시력/ 굽은 길의 이야기/ 설치 예술가 올리비아 페레이라 “매일 아침 눈을 뜰 때 기분이 좋지 않다”/ 야망 없는 청소/ 비상 탈출시 망치로 유리를 깨십시오/ 세상을 느리게 구하다/ 모르는 게 있을 땐 공항에 가라
5부
지나가기
역자 후기 | 문보영(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