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 《하늘비자》는 송마나 작가의 첫 수필집으로, 47편의 수필이 총 6부로 나뉘어 실려 있다. 송마나 작가는 수필집 《마음의 고향》(1974년) 외에 다수의 수필집과 선집을 출간한 故 송규호 선생의 딸이다. 아버지의 문학적 소양을 물려받은 작가는 수필과 평론으로 등단한 이후,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두 작가를 이어주는 매개체인 수필을 읽다 보면, 필력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유머와 해학 그리고 그 안에 담겨 있는 페이소스와 철학 등이 닮은 듯 다른 문학적 표현으로 글 속에 묻어난다는 걸 알 수 있다. 송마나 작가는 글을 쓰면서 “내면에서 용출하는 뜨거운 욕망을 더는 참지 못하고 나만의 언어로 토해 내는 것, 비록 언어가 서툴고 낯설지라도 언젠가 모국어를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발성을 멈추지 않는 시간.”을 되찾았다고 한다. “무수한 상념이 퇴적된 심층(心層) 속에서 터져 나오는 빛 알갱이”로 적어 나간 작가의 융숭깊은 작품들. 의미가 없는 이야기는 허황한 느낌을 줄 수 있는데, 상상적인 이야기 안에 숨어 있는 그리스 신화나 장자의 비유는 지적인 깊이를 주어 작가의 지성을 짐작하게 한다. 상상만으로 글을 전개하는 솜씨가 탁월한 송마나 작가의 작품들이 깊은 잠을 자고 있던, 삶을 깨우는 여명의 빛이 되어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