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3-1968 근대건축이론》은 서구 근대를 형성한 300년 동안의 유럽 및 미국에서의 건축이론을 최초로 광범위하게 조사한 책이다. 저자 해리 프랜시스 몰그레이브는 건축 담론의 변화를 ‘사회ㆍ정치적 맥락’ 안에서 살핀다. 또 담론을 구성했던 다양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철학적으로, 개념적으로 진화했는지 탐구하면서 실제와 이론의 관계 전체를 논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서구 건축에 직접 논쟁적으로 참여했던 ‘건축가들의 말’ 자체를 숙고한다. 이 책에서 일관되게 울려 퍼지는 배음은 건축이 ‘자의식과 그 투쟁’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이 책은 건축이 다양한 지적 흐름─프랑스 합리주의, 영국의 경험주의 사상, 계몽주의 급진적인 이론, 19세기에 돌출됐던 지적 야망과 역사주의 논쟁, 그리고 20세기 중반 사회적 격변에 이르는 다양한 흐름─과 어떻게 얽혀 있었는지를 풀어내고, 이를 대단히 흥미롭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