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길은 정말로 끝이 없는 것 같다. 애당초에는 자신 있게 썼던 내용들이었으나, 세월이 지날수록 자료도 많이 보게 되고 생각의 각도도 바뀌면서 수정, 보완해야할 곳이 계속 나온다. 이들을 고쳐야겠다는 마음은 오래전부터 가졌으나 초판이 나온지 12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것을 실행하게 되었다. 초판본의 소진에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본 책의 내용에 부족한 점이 많아 독자들에게 크게 호응을 받지 못하였던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일 테고, 하나의 핑계를 대자면 갈수록 현실적인 학문이 중시되는 반면 그에 따라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순수 인문학이 경시되고 있는 것 또한 작은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본의 성격은 크게 바꾸지 않았지만, 초판본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고, 초판본을 낼 때와는 다르게 생각하게 된 부분을 보완하였다. 우선, 중국어를 전공한 동학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제3장의 現代音系를 새롭게 수정하고 보완하여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참고에도 용이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제4장 隋唐音系에서 反切을 계련한 결과 얻은 성모의 음가를 추측하는 데 있어서도 현대 음운론에서 중시되는 상보적분포이론을 적용하여 새롭게 추측하였다. 그 외 소소하게 수정한 곳이 꽤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