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비평을 새롭게 정의하는 책. 『무대 위의 책』은 ‘무대에 관한 책’이 아니라 연극 비평을 새롭게 정의하는 책이다. 연극평론가 조만수는 『햄릿』에 대한 책이 아니라 무대 위에서 햄릿이 읽는 책을 쓰기를 원한다. 그는 공연을 기록하는 책이 아니라 공연보다 앞에 오는 책을 원한다. 사라짐을 기록하면서도 절대 사라지지 않는 몸을 사유하기 때문이다. “비평가는 〈햄릿〉이라는 공연을 보고 공연평을 쓰는 것에 앞서서 무대 위에서 햄릿이 읽고 있는 책을 쓰는 자이다. 그러므로 비평은 작품보다 먼저 쓰이고 동시에 작품보다 뒤에 쓰인다. 이미 쓰였으며 아직 쓰이지 않은 글을 햄릿이 읽고 있다. 이미 쓰인 글은 ‘원archi-연극théâtre’을 향하는 원-문자, 원-글쓰기이다. 그것은 기원 혹은 본질을 향하는 연극이며 글이다. 기원은 구체적 지점이라기보다는 지정되는 방향이다.”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