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고향 ‘우실리’를 향한 여정 새벽 탱크 소리로 시작한 민족 최대의 내전은 열한 살 소년의 풍요로웠던 과거를 송두리째 지워버렸다. 기차 지붕 꼭대기까지 떠밀려 당도한 우실리는 어린 소년에게 작은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 준 두 번째 고향이 되었다. 50년이 넘게 의사의 길을 걸어온 저자는 〈의사수필동인지 박달회〉에 꾸준히 글을 기고해 온 작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어쩌면 자신이 펴내는 마지막 수필집’이 될지 모른다는 마음으로 정리한 〈우실리 사람들〉은 그간의 인생 여정을 오롯이 담아냄과 동시에, 분단의 역사 속에 새겨진 개개인의 아픔과 그리움을 고스란히 그렸다.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군의관, 외과의사, 사회복지재단의 이사장, 요양병원장으로의 경험들뿐 아니라 누군가의 아들이자 동생, 두 딸의 아버지이자 남편으로서 살아온 삶을 꾸밈없이 써 내려갔다. 특히 저자는 6ㆍ25전쟁 피난 후 자리잡았던 ‘우실리’에서의 시절을 떠올리며, 반년 남짓한 세월이지만 전쟁으로 잃었던 풍요로움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 지금은 남의 땅이 돼버린 진짜 고향 ‘개성’을 그리는 저자에게 마음의 고향이 되어준 우실리. 그곳을 향한 여정 속에서 따뜻한 가족애와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