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 공대 병리학 연구소 부검 전문가가 들려주는 떠난 이들의 마지막 모습 그리고 그들이 남겨진 이들에게 건네는 이야기 “우리에게 남아 있는 소중한 날들과 언젠가는 떠나보내고 영원히 그리워하게 될 이들을 위하여”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며 살고 있는가? 우리는 필연적으로 끝이 정해져 있는 존재들임에도 그 사실을 잊고 자주 실수를 반복한다. 우선순위를 오판하고 시간을 허비하고 소중한 것들을 놓친다. 그 러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영원히 떠나보내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제야 우리에게 주어진 생이 길지 않 다는 것을 깨닫는다. 유디트 브라우나이스(Judith Brauneis)는 25년차 부검 전문가다. 매일 시신을 매만지며 수많은 비극을 들여다보는 일을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한다. 세상을 떠난 이들의 마지막 모습, 남 겨진 이들의 슬픔을 마주하는 일은 그를 더 부드럽고 맑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우리에게 없지만 삶을 아끼면서 살 수는 있다. 부검실 안팎에서 펼쳐 지는 유디트 브라우나이스의 일상을 읽고 나면 죽음이 두렵고 외면하고 싶은 낯선 세계가 아니라 삶 과 사람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존재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