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우리가 흔히 끼고 다니는 장갑을 보고 작품 구상을 했다고 한다. 야구장갑, 권투장갑, 비닐장갑, 가죽장갑, 벙어리장갑, 목장갑 등 쓸모에 따라 종류도 많고 이야깃거리도 많을 텐데 그중에서 고무장갑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 엄마들에게 가장 친숙한 장갑이어서일까? 고무장갑을 끼고 매일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걸레를 빨기도 한다. 늘 물속에서 세제와 함께 하는 나날이 외롭다. 친구들하고 축구를 하고 싶은데 물에서 지내는 고무장갑을 별종 취급한다. 남들과 다른 물속 생활이 별나지만 결국 위기에 처한 비닐장갑을 구해내는 것은 고무장갑이다. 갖가지 장갑들은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조금씩 다른, 아니 아주 많이 달라 보이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과정과 삶을 말해준다. 유별나게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