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의 시 241권. 한 편의 시가 한 권의 시집으로 묶이는 장시집. 쉽게 가시화되거나 언어화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순환을 ‘책력’이라는 구성 안에 ‘소리’라는 형식으로 담아냈다. 하루, 한 달 그리고 한 해가 끝나면 다음 해가 시작되고 그다음의 해는 그 이전의 해가 끝나는 시간의 영향력을 올곧이 받는 것처럼, 모든 시어는 서로가 서로를 순서에 상관없이 호명하며, 책력 안에 소리로서 놓인다. 의식의 흐름을 연상시키는 언어의 연쇄 속에서 시간과 세월을 포착한다. 거기에서 사물들은 태어나고 죽는다. 죽음이 있고 슬픔이 있다. 슬픔, 그다음은 무엇인가? 시는 모든 것을 말하지는 않지만, 가끔 시는 모든 것을 대신하기도 한다. 『소리 책력』은 지난 세월의 슬픔을 대신 품어 아름다운 시집이다. 미래에서 온, 오래된 책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