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내일을 여는 작가』신인상으로 등단한 이후 시집 『탄잘리교』를 출간한 바 있는 박유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신의 반지하』가 출간되었다. 첫 시집 『탄잘리교』에서 “세계와 ‘나’가 불화함으로 발생하는 균열을 기꺼이 삼켜 제 안에서 더 크고 깊게 키워 내는 시인”(이병철 시인, 평론가)이라는 평을 받은 바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더욱 깊어진 시적 세계와 자의식의 심연을 예민하게 들여다본다. 그는 ‘나’와 ‘세계’의 불일치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기억하기 위해 스스로 다른 존재가 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비로소 유한한 존재의 아름다움을 꺼내어 든다.
지우개 똥 / 벌레와 겨루기 / 식물원 / 풍선 효과 / 새 조련사 / 따뜻하게 엉키다가 죽고 다시 태어나 / 동거 / 서커스 / 방이 헤매는 밤 / 불면증 / 백색 식욕 / 여름성 급체 / 왼발의 연극 / 피부의 진화 / 숨을 확인하는 마음 / 신의 반지하 / 목격자 / 구원 / 연기 / 일시정지 / 귀신 되기 / 회귀 본능 / 식물원 / 저지레 / 고무장갑은 상상한다 / 자성과 증명 / 이불과 겁쟁이 / 방 / 밤하늘 / 실버팁테트라 / 우리의 기도 / 누군가 밀어붙인다 / 외계로 가는 귀 / 끝까지 살아남기 / 붉은 신경의 밤 / 바닥과 벽 사이 / 거리의 기후 / 회전하는 몽마 / 커튼 뒤 새의 색깔은 무엇일까 / 자신감 / 애완 / 추적 / 우리의 내경 / 공생 / 생의 경사 / 영접 / 딸꾹새 / 대낮의 방 / 개막 / 작은 끈끈이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