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온 이들의 도시, 속초 속초는 ‘용감한 사람’들의 도시입니다. ‘떠나온 이들’의 정착지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사람들은 고향 가는 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어쩔 수 없이 잠시 머문 이들이었습니다. 현재의 사람들은 더 좋은 삶을 위해 이 도시를 선택해 스스로 이주한 이들입니다. 그들에게 속초는 제주의 대안이 아닙니다. 바다와 산과, 호수가 있는 이 도시의 매력을 가슴 깊이 받아들인 사람들입니다. 용감한 사람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북에서 피난 온 이들은 이곳에 임시로 천막과 판자집을 세우고 잠시 머물렀습니다. 당시만 해도 고향 갈 날 만 기다리다가, 세월이 흘러흘러 이렇게 정착하게 될 줄은 몰랐겠지요. ‘내일 아니 다음 달이면 돌아가겠지.’ 부푼 꿈을 안고 매일 북을 바라보며 목빠지게 기다리던 그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고된 나날을 힘겹게 살았지만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힘든 일도 마다않고 70여 년을 버텼습니다. 그 마음이 어땠을까요? 속초시립박물관은 도시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속초여행의 진짜 시작점입니다. “속초는 우리에게 고마운 도시야. 이렇게 먹고 살만하게 되었잖아. 이젠 여기가 우리 고향이지. 속초 참 좋아요.” 주름진 얼굴의 어르신 영상을 보고 마음이 찡했습니다. ‘속초 참 좋아요. 이젠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지...’ 내내 그 씩씩한 음성이 남습니다. 어르신! 진짜 속초 참 좋아요. 당신의 고향이 참 좋습니다. 그들이 일군 음식문화는 원산, 함흥 등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북한의 어느 생소한 도시로 우리를 데려다줍니다. 명태회를 올린 속초의 냉면은 함흥냉면도 아니고 평양냉면도 아닌 새로운 냉면입니다. 원래, 함흥냉면은 양념 된 참가자미회를 올려 먹었습니다. 이것이 물가자미회로 바뀌었다가, 80년대에 들어서면서 속초에 흔했던 명태회로 바뀌게 됩니다. 바야흐로 ‘속초냉면’의 탄생입니다. 점점 명태도 잘 안잡힐텐데, 넥스트 속초냉면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요? 아울러 미래의 속초는 어떤 모습일까요? 미래의 대한민국은, 미래의 지구는요? 불과 70년이 조금 넘어가는 도시의 역변을 살펴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MOVE의 시선도 더 다듬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도시인들에게 잠시의 힐링을 선사하는 핫플레이스와 맛집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속초편부터 디렉토리에 비건과 애견동반 가능한 곳들을 별도로 표시합니다. 용감한 이들의 도시, 속초에서 조금 더 용감하게 살기로 결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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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GALLERY
포토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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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RMATION
여행의 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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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
아는 만큼 보인다
26
INSPIRATION
대한민국 명품, 속초 60년의 올드앤뉴
39
ART OF TRAVEL
여행의 기술
82
VILLAGE
살아보고 싶은 마음, 도문마을
90
TASTE
달달한 여행지도, 속초 빵지순례
96
PEOPLE
속초로 ON
104
ART
속초의 예술과 예술가를 찾아서
112
ART ROAD
'알라프리마'의 달인
118
ACCOMMO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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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TEA
130
DINING
136
PUB & BAR
140
LOCAL
원파인데이
148
PLANING
다음번 속초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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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VENIR
속초 기념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