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당제 체제가 오히려 민주주의의 위기를 심화시킨다?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민주주의를 위기로부터 구하라 다당제는 한국 정치의 극단적 대결 구도를 깰 유력한 해결책으로 꼽힌다. 양당 구도보다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다당제가 일찍이 꽃피운 유럽에서는 극단주의가 발호하며 정치 갈등이 심화된 지 오래다. 극단주의 정당이 연립정부의 한 축인 이스라엘은 어떤가?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도전받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정치 내전’이라고 명명하고, 갈등 해결을 위해 양당 체제가 더 유리하다고 역설한다. 양당 체제에서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중도층 포섭 노력을 하지만, 다당제에서는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지지자들의 결집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경제 양극화로 인한 갈등과 SNS의 영향력이 확대된 오늘의 정치 현실에서 다당제의 취약점을 짚어낸 저자는, 다당제가 갈등 해결에 좋다는 막연한 추측을 논파한다. 저자는 근대와 현대의 정치이론에서 불변하는 정치의 본질을 짚어내고 유동적인 현실정치 문제 사이를 자유롭게 누빈다. 그리고 민주주의 위기의 해법으로 선거 때는 지지층을 결속시켜서 정권을 창출하더라도 정책은 중도층 눈높이에 맞추는 ‘상인적 현실감각’을 주문한다. 25년간 정당, 선거캠프, 입법부, 행정부에서 실무를 경험한 정치인이 광범위한 정치 고전을 섭렵하여 완성한 가장 현실적인 정치 교양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