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끗희끗 낮은 구릉들이 펼쳐진 삭막한 벌판엔 포크레인과 지게차들의 굉음이 요란하고, 그 사이로 삽과 수레를 든 사람들은 부지런히 캐내고 나른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말에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며, 무언가를 잔뜩 실은 덤프트럭은 줄지어 캄캄한 숲속을 가로지른다. 벌판, 숲, 사막… 달라지는 공간에서 사람들과 중장비는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면서 어딘가 한 곳을 향해 바삐 나아간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아니 그보다 무엇을 하는 걸까? 숨 쉴 틈 없는 이야기와 독특한 색감의 장대한 그림이 감탄을 일으킨다. 거듭되는 특별한 상상 속에 가장 현실적이고도 소중한 협동, 나눔, 평화, 공존의 가치가 마음에 깊이 스며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