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삼켜 버리는 밤의 어둠, 불이 활활 타오른 뒤 남은 잿더미, 때와 얼룩으로 기억되는 검정. 하지만 검정은 선사시대 동굴 벽화에 사용된 인류의 첫 색, 줄지어 가는 개미 떼의 색, 높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우아하게 펼쳐진 기와의 색, 창조의 색, 힘찬 생명력의 색, 즐거움과 슬픔이 담긴 삶의 색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검정은 어떤 색인가요? 이 책의 배경인 우리 한옥에는 소담한 삶의 흔적들이 남아 있어요. 작가는 다정한 목소리로 곳곳에 숨어 있던 검정을 소개합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자연과 사람을 함께 발견할 수 있죠. 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한옥은 검정과 닮아 있는 것도 같아요. 〈나는 불에서 태어났어〉를 통해 우리의 한옥, 우리 삶에 새겨진 아름다운 검정을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