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하고 또 듣는다. 특히 오랜 습성이나 생각이 변할 수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내 마음속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예로부터 하늘에 닿아 있다고 여겼다. 그만큼 어렵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이 책은 저자 김옥희의 삼부작의 세 번째 책이다. 첫 책, 『푸른 문』과 두 번째 책, 『연민수업』을 펴낸 바 있다. 두 번째 책과 이 세 번째 책에서 영성적 전문가들은, 추천의 글을 통해, 저자 김옥희가 자신을 성찰하고 그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놀라움과 격려의 말을 쓰고 있다. 글쓰기란, 책을 낸다는 것은 이런 자기 성찰과 자기 발견 그리고 나아가 속박에서부터의 자유를 표출함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가부장제의 폐해를 몸으로 살아 온 저자는 동병상련의 피해자이자 2차 가해자인 어머니와 도저히 가까이할 수 없는 시간을 60년 넘게 보냈다. 특히 어머니는 딸의 상처를 보듬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상처를 더 덧나게, 또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의 관계로 살아왔다. 그 아픔의 기억은 저자 본인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함께 온통 삶을 헝클어 놓았고, 급기야 자기 딸과의 관계까지 흔들어 놓은 불행한 대물림을 이어왔다. 이제 그 어머니를 놓아주기로 한다. 이 책은 저자의 그 아픈 기록이자 자기 챙김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