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검색 > 상세페이지

저자

발행처

발행년도

KDC 카테고리

철학
도서 나와 내 밖의 세계 : 동아시아 철학에서 의사소통에 관한 연구

소장정보

구분, 낱권정보, 소장처, 별치,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상호대차를 안내하는 표입니다.
구분 낱권정보 자료실 / 청구기호 자료상태 반납예정일 예약 상호대차 도서관서비스
EM0000341749 2층 종합자료실 대출가능 - 예약불가 신청하기
상호대차서비스 신청은 대출가능 소장도서만 가능합니다.

상세정보

지옥에서 지옥이 아닌 것을 발견하기,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인으로 살아가기,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구성하기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나와 내 밖의 세계』는 동양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온 동양철학자 고은강의 신작이다. 저자는 전작 『선진철학에서 개인주의의 재구성』(2020, 눌민 출간)에서 합리적이며 개인주의적인 서양과 정서적이고 관계 중심적인(공동체주의적인) 동양이라는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탈피하고, 선진 시대의 다양한 사상가들의 문헌에서 발견되는 개인, 개인성, 개인주의에 주목하여 “자유롭고 평등하며 서로 연대하는 개인”은 근대 서구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정의라고 밝힌 바 있다. 전작에서 동양철학에서 개인과 개인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면 이 책에선 “코기토”로 표현되는 “나”와 타인, “나”와 사회, “나”와 사회 제도에 대해 탐구하며 육체적, 정신적 불평등을 넘어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저자는 먼저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삶이 가능한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헨리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Walden)』과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의 주인공들의 삶을 예시로 든다. 두 주인공 모두 타인의 도움 없이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고립 생활을 영위하는 듯하지만 실은 이웃의 도움과 조언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간이 독립적인 개인(individual) 또는 사회적 역할(person), 이 둘 중의 하나로만 정의되지 않고 그 둘 사이에서 공존해왔으며, 『월든』과 『로빈슨 크루소』의 주인공들 또한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전략을 보인다. 인간은 개인(individual)인가, 인격(person)인가? 관계 속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하여 저자에게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의존적(dependent) 존재다. 그리고 유가철학의 전통은 인간을 불가분(individual)의 독자적인(independent) 존재로 보기보다는 인간 관계라는 숙명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로 보았다. 여기에서 저자는 관계 속의 인간을 전제로 하고 그와 더불어 개인에게 자유를 부여하고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서 평등을 유지하며 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즉 저자가 80쪽에서 서술하듯이 “인간은 다른 인간들과의 관계 속에서 태어나 개인으로 만들어진다. 요컨대, 유가철학을 중심에 둔 동양철학에서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전제하고, 관계 속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방법,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한다.” 저자는 “관계 속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법”에 대한 답을 유가철학의 기본 개념들에서 찾는다. 이를테면 관계 속에서 친하고 가까움을 표시하는 선을 넘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행동인 친압(親狎)은 남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잘못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거리를 두며 공경하는 경(敬)이라는 개념으로 통제할 수 있다. 예(禮)는 서로 애매모호한 사람들 사이를 나누고 확정하고 규정하여 관계를 분명히 하는 개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듯이나 감정, 욕망, 즐거움을 강요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뜻, 감정, 욕망, 즐거움을 자신으로부터 독립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로 공경이다. 사(辭)는 거절이 아니라 관계 맺기에서 시간과 공간을 버는 행동이다. 성인은 훌륭한 행동을 항상 성공적으로 해내는 사람이다. 군자는 성인의 도를 닮기 위해 늘 배우고 익히는(時習) 사람이다. 저자의 표현처럼(22쪽) 삶이란 도를 통해 덕을 쌓는 과정인 것이다. 이렇듯 관계 속에서 개인으로 살아가는 길,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를 구성하는 길은 언제나 기본 개념을 배우고 익히고 부단히 실천하여 훌륭한 행동을 성공적으로 해냄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사회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어떤 사회를 바라는가? 루소가 『사회계약론』에서 주장한 바는,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들의 사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연적인 불평등을 넘어선 도덕상, 법률상 약속과 권리의 인정이었다. 사회적 관계 속에서 독립적이고 자족적인 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사회적 관계, 사회 제도, 공동선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사회 속의 불평등과 차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것은 사회에 만연한 “재산을 늘려 남보다 우위에 서려는 열망 때문에 서로를 해치려고 하는 옳지 못한 경향” 때문이다. 나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차이를 만들고 그 차이를 차별로 제도화하여 질투와 상대적 박탈감을 제도에 대한 믿음으로 억누르고 불평등을 재생산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저자는, 남보다 우위에 서려는 경향, 즉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더 이롭게 하려는 자기편애(이기심)는 사회를 망치는 악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한다. 자신만을 향하는 자기애에는 타인의 존재가 없지만, 자기편애에는 이미 타인이 존재하여 그 사람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편애가 공동선으로부터 멀어져 악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바로 질투심이다. 자기편애를 가지면서도 질투심이 없는 사람은 타인을 고려하고 배려할 수 있으므로 타인과 화합을 추구할 수 있다. 군자와 현자는 타인을 의식하고 타인의 능력과 자신의 능력을 비교한다. 그러나 교만하거나 질투하지 않는다. 타인을 나만큼 평등하다고 믿는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바로 의(義)가 있고 작동하기 때문이다. 의(義)는 자기편애가 질투심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다. 그럼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충족해줄 자원의 희소성을 두고 경쟁과 투쟁을 하기보다 화합을 통한 공동의 이익 추구가 가능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욕망 추구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질투, 억압, 착취, 폭력, 악행, 무관심으로 얼룩진 사회 속에서 의식과 관찰 없이 사는 삶에서 서로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서로를 존중하며 공동선을 추구하는 삶에 대해 고민한다. 저자는,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이탈로 칼비노의 소설 『보이지 않는 도시들(Le Citta’ Invisibili)』에서 재인용된 마르코 폴로의 말로 책을 마무리한다. “지옥의 한가운데서 지옥 속에 살지 않는 사람과 지옥이 아닌 것을 찾아내려 하고 그것을 구별해내어 지속시키고 그것들에게 공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 책은, 지옥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기 위해선 관찰과 구별하기를 멈추지 말아야 하고, 지옥에 살지 않는 사람과 지옥이 아닌 공간을 찾아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도서정보 상세보기[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