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8월 15일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말을 가르치고 보급하면서 ‘우리말 도로 찾기’와 ‘일본어 쓰지 않기’등의 운동을 벌여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도록 하는 노력을 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일본어 어휘가 사용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말에서 일본어 어휘가 모두 사라졌을까요?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쓰메끼리’ ‘간즈메’ ‘네지’ ‘다마’ ‘가이당’ ‘만땅’ 등과 같이 일본어 발음 그대로 사용하던 말은 자취를 감췄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쓰이는 일본말이 적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버려야 할 일본어’의 뿌리를 추적하면서 동시에 일본어 공부도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면 어떨까요? ◎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서양 학문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나라였습니다. 그들이 영어를 비롯한 서양의 언어로 된 학문 용어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필자가 할 수 없이 번역이라는 말을 썼지만, 오늘날과 같은 방식의 번역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어에는 없던 개념을 어휘로 만들어가는 창조 과정이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창조’된 학문 용어는 자연스럽게 한자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나라는 우리나라였습니다. 이렇게 ‘수입’된 일본어는 이제 우리말이 되었습니다. 학문, 교육, 문화, 법률, 경제, 공업, 기술, 의학, 정치, 행정, 군사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 중에는 일본어 어휘가 상당히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미 일본어가 우리말로 자리를 잡아서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말이 대부분입니다. ◎ 필자는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을 버릴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일본어 학습에 이용하는 것도 매우 실용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필자의 말에 동의하신다면, 그냥 읽는 것만으로도 일본어가 자연스럽게 기억될 수 있는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큰 난관은 어휘의 뜻을 기억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어에서 온 우리말’의 뜻은 우리들이 이미 소상하게 알고 있습니다. 학습자에게 남겨진 일은 발음을 익히는 일뿐입니다. 일본어 학습자라면 이런 실용적인 방법을 최대한 살리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 책이 여러분 일본어 공부의 길라잡이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