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시인님과 출판사 난다의 유성원 차장님과 드문드문 만나 나눈 방담을 이 한 권에 담아내기까지 제가 가장 많이 뱉은 말이 무엇일까 하니 그건 ‘버리다’였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을 타격감 있게 치고 간 단어가 왜 ‘벼리다’였는지 모르긴 몰라도 그 궤를 같이했구나 싶은 안도에 국어사전을 펼치는 여유도 부려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하여 강하게 하다.” 나의 버림이 나의 벼림으로 이해받을 수 있다면 장황하게 늘어놓은 제 말을 이제라도 거두고자 하는 후회로부터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