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이진희 시인은 "핀에 찔린 나비"(「집으로」)가 들어 있는 주먹을 단단히 쥐고 "울지 말아야지, 열심히 걸어야지" 다짐한다. "총 대신 기타를 둘러멘"(「사람의 학교」) 친구에 가닿을 때까지 그의 걸음은 구원과 파멸 사이, 적과 친구 사이, 소년고 소녀 사이, 인간과 천사 사이를 불안하게 고통스럽게 길항한다. 실존의 씩씩한 보행을 통해 마침내 얻을 수 있는 것은 "혼자 처박혀 있을 때 세상과 함께하는 실비아"(「실비아 수수께끼」)처럼 불완전해서 완전한 나와 당신, 우리들의 이름(운명)이다.
2006년 계간 『문학수첩』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진희 시인의 첫 시집이다. 이진희는 이 시집에서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을 불러들임으로써 자신을 둘러싼 세계 속에 숨겨진 괴물에 접근해간다. 시인이 괴물을 사랑하는 일은 “불완전한 알몸을 편견 없이 받아들”(「Y에게」)인 뒤 진정으로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