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안명옥은 그늘을 앓는다. 그가 앓는 그늘에서 사물들은 문득 가뿐해진다. 슬픈 것이든 아픈 것이든 그의 그늘에 들면 문득 스르르 잦아든다. 이런 치유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나는 그가 가진 시적 모유母乳의 힘이라고 여긴다. 그는 저 그늘에서 스스로를 아프게 짜내어 세상을 모시는 것이다. 나를 게워 너를 모시는 모심의 시이다. 모심의 시는 동시에 모심母心의 시이기도 하다.
안명옥 시집 『뜨거운 자작나무 숲』. 안명옥 시인의 시 작품을 수록한 책이다. '자작나무 숲', '양파', '창문들', '적막 한 켤레', '공', '고흐의 의자', '검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맨홀', '검은 꽃', '빈집', '인공눈물'등 안명옥 시인의 주옥같은 시 작품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