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상세내용
한때는 금광 채굴권 거머쥔 서부개척자 같았다. 파이프 물고, 말 타고 망토 휘날렸다. 한때는 금메달 목에 걸고 카퍼레이드 하는 국가대표 선수 같았다. 소설 쓰는 일이 그랬다. 지금은 아니다. 시류를 읽지 못하고, 세파에 떠밀려 외진 갯가에서 외로이 꼴깍꼴깍 부침하는 부유물 만드는 수공업자다. 이우상의 소설을 읽으며 아련한 슬픔을 본다. 버려진 기계에 기름을 치고 시동을 거는 장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중견 작가 이우상의 첫 소설집 『바이칼 여신』. 세상 끝의 사실적 세계와 환상적 세계 사이 어딘가의 중립지대에 선 사람들에 관한 기록이다. 즉, 실재와 상상이 만나 서로의 본질에 스며들어 만들어지는 세계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친숙한 대낮의 환한 햇빛뿐만 아니라 밤의 신비로운 달빛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