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이 미덕이라고 이야기하는 시대,
목소리를 내며 선명한 세상 속에서 더욱 충만하게 사는 법
“너 때문에 분위기 흐렸잖아.” “착한 아이는 조용하고 말 잘 듣는 아이야.” “회의에서 쓸데없는 말 하지 마.” 한 번쯤 어떤 말을 앞에 두고 침묵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기회를 놓친 적, 회의에서 의견을 말했다가 상사에게 지적당해 입을 닫아버린 적, 배우자나 가족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려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말을 삼킨 적……. 반대로 누군가를 침묵하게 한 적은? 대부분은 자신이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만 의도했든 안 했든 분명 상대가 말을 꺼내기 어렵게 만든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사람들은 점점 목소리를 잃어간다.
《침묵 깨기》의 저자 일레인 린 헤링은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소통, 협력, 갈등 관리에 관련된 기술을 가르치는 협상전문가다. 대학에서 분쟁 해결, 중재, 협상을 가르치고, 하버드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들이 만든 트라이어드 컨설팅 그룹에서 다양한 기업, 정부, 비영리단체와 일했다. 성공의 기준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이라면 남성 위주인 미국 백인 사회에서 유일한 동양계 여성인 그녀의 인생은 성공이라 할 수 있었지만, 발언권을 갖고 나서야 비로소 모두의 목소리가 환영받는 건 아니라는 걸 저자는 깨달았다. 사람들은 인종적, 성적, 문화적 다양성을 증명하기 위해 그녀를 행사나 모임에 초대했을 뿐 진짜 그녀의 의견이 궁금한 게 아니었다.
침묵에서 벗어나 목소리를 내라는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히 말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침묵을 깨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당장 밥벌이가 끊기고 직장을 잃고 관계를 잃어버리는 생존과 직결될 정도로 어려운 일임을 안다. 그러나 계속된 침묵은 자기 의심, 인격 침해, 사고력 둔화, 고통 악화 등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한 사람의 자아를 지우는 더욱 심각한 문제다. “침묵은 금”이라는 명목하에 그간 제대로 논의된 적 없는 침묵이라는 문제를 이 책은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구조적 맥락에서 연구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분위기 깨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온 이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을 들어온 이들, 남 눈치 보는 게 너무 당연해져버린 이들, 뭐가 문제인지 몰라 속이 답답했던 이들에게 이 책은 속 시원한 해결책을 마련해줄 것이다.